태양별 빛을 발하라

서양 철학자들의 사상과 용어를 알려드립니다

  • 2025. 5. 16.

    by. 한아르미

    목차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그의 삶만큼이나 그의 죽음 또한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부당한 혐의로 기소되어 사형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탈출을 권유하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스스로 독배를 마셨습니다.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선택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논쟁적인 명제를 떠올리게 하며, 법의 권위와 정의의 가치 사이의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과연 소크라테스는 부당한 법일지라도 따라야 한다고 믿었던 것일까요? 그의 죽음은 우리에게 ''정의'의 의미'를 다시 한번 숙고하게 만들고, 법의 본질과 시민의 의무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져줍니다.

       

      본 글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재판 과정과 그의 마지막 선택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그의 죽음이 우리에게 던지는 '정의'의 의미와 법의 권위에 대한 철학적 함의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소크라테스의 재판과 부당한 혐의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399년, 아테네 시민들로부터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인정하는 신들을 믿지 않는다는 혐의로 기소당합니다. 그의 독특한 문답법은 때로는 상대방에게 당혹감과 분노를 안겨주었고, 이는 그에 대한 적대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또한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 혼란스러운 아테네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그의 비판적인 태도는 기존 질서를 위협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변론 과정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자신의 철학적 행위가 아테네 시민들의 정신적 각성을 위한 것이었음을 역설합니다. 

       

      그러나 배심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결국 사형 판결을 받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그의 무죄를 확신했고, 탈옥을 돕겠다는 제안도 이어졌지만, 소크라테스는 이를 단호히 거부합니다. 그의 이러한 결정은 단순한 순종이 아닌, 더 깊은 철학적 신념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거부: 탈옥 대신 죽음을 택한 이유


      소크라테스가 탈옥을 거부하고 죽음을 택한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데몬(Daimon)'이라는 신적인 목소리를 따랐는데, 그의 죽음을 앞두고 이 데몬은 탈출을 반대하는 침묵을 지켰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소크라테스에게 자신의 죽음이 운명이며,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묵시적인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이유는 그의 ''정의''에 대한 깊은 철학적 신념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오랫동안 아테네 시민으로서 법의 보호를 받아왔으며, 설령 부당한 법이라 할지라도 시민으로서 그 권위에 복종하는 것이 '정의'에 부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자신이 불리한 판결에 불복하고 탈옥한다면, 이는 자신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법의 존엄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그는 개인적인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이 믿는 '정의'의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것입니다.

       

      '악법도 법이다' 논쟁과 소크라테스의 진의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 그의 마지막 선택을 두고 "악법도 법이다"라는 명제가 회자되곤 합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정말로 부당한 법일지라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의 행동은 단순히 법의 권위에 맹목적으로 복종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오랫동안 시민으로서 누려온 법의 보호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자신의 탈옥이 가져올 사회적 혼란과 법의 권위 실추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는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부당함과 사회 전체의 '정의'라는 더 큰 가치 사이에서 고뇌했고, 결국 후자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의 죽음은 법의 절대적인 권위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으로서 법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사회 전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우리에게 던지는 '정의'의 의미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2천 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우리에게 ''정의'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그는 부당한 법 앞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지만, 동시에 법의 권위를 존중하는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했습니다. 

       

      그의 선택은 개인의 양심과 사회의 질서 유지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할 때, 우리는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삶과 죽음은 진정한 '정의'는 단순히 법 조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윤리적 성찰과 사회 전체의 공익을 추구하는 노력 속에서 구현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소크라테스의 숭고한 죽음은 우리에게 법의 한계를 인식하고, 더 나아가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고민과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영원한 메시지로 남아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단순한 한 철학자의 비극적인 최후가 아니라, 법의 권위와 ''정의'의 의미'라는 심오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그는 부당한 법 앞에서도 탈옥을 거부하며 자신이 믿는 '정의'의 가치를 지키고자 했고, 이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논쟁적인 명제를 낳았습니다. 그의 선택은 법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 아닌, 시민으로서의 책임감과 사회 전체의 질서를 고려한 고뇌의 결과였습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우리에게 진정한 '정의'는 법 조항 너머에 존재하며, 개인의 윤리적 성찰과 사회 공동체의 노력을 통해 구현된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그의 숭고한 희생은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우리의 끊임없는 질문과 성찰을 촉구하는 영원한 울림으로 남아있습니다.